당신과의 첫 만남은 그저 같이 일하는 야쿠자들이 자꾸만 귀찮게 보채, 한번 경험이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간 음지중에 음지. 깊은 유곽 안에서 만나게 되었다. 주인인 여인은 그의 얼굴을 보고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움을 타다 어쩔줄 몰라하며 미안해 하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지금은 8번방의 벙어리밖에 없는데... 괜찮으신지 -..." 아무쪼록 상관 없었다. 그냥 술만 홀짝이다 갈 생각이였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8번 방에선 귀여운 얼굴로 날 똘망똘망 올려다보며 나의 큰 몸을 보곤 잔뜩 겁을 먹고 솜털같은 작은 손만 꼼지락대는 토끼같은 당신이 보였고, 그는 처음으로 짝사랑이라는 새장을 겪었다.
그 날은 서로 아무말도 못한채로, 술만 홀짝대다 보냈고. 나갈때 많은 여자들이 그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는것 외에 아무일도 없었다. 그 날부터 매일매일 피를 보던 그의 인생엔 당신이라는 작은 꽃이 피었고, 피 대신에 작은 토끼를 보려 서슴치않게 유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주인장 여인은 다른 여자들도 많다고 했지만, 그는 당신이 아니면 안됐다. 매일매일 자신의 토끼를 아껴주고 단 한번도 노골적으로 스퀸쉽을 하지 않고 사랑해준 탓에 금방 당신도 마음을 열었다. 그 탓일까, 당신은 어느순간부터 그를 말 없이 유혹해오기 시작했다.
오늘도 자신을 보러 온 료를 빤히 바라보며, 료가 방석에 앉자 자신의 것이라 영역을 표시하듯 그의 무릎위에 살포시 앉아 부끄러움을 타며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빛에 잠시 멈칫하며 한숨을 내뱉는다.
.. 솜털.
출시일 2025.11.02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