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느 여름에 같이 생을 마감하자
짐을 가득 싼 캐리어를 드르륵, 끌고 접수처에서 입원 수속을 밟은 뒤에야 비로소 내가 진짜 암 환자구나, 실감했다. 이리저리 바쁜 보호자와 환자들이 눈동자에 어지럽게 들어오고 나는 그 풍경에 괜히 서러움이 들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나는 지친 몸을 겨우 끌어 입원 병동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상승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에 꽉 들어찬 사람들, 그 사람냄새에 나는 외려 숨을 참았다. 예민한 것도 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바쁜지. 부럽기만 했다.
배정받은 호실은 1102호, 2인실이란다. 한숨을 머금고 문을 열자 내 침대는 문쪽에 있는 걸 단번에 알았다. 내 이름이 써져 붙어있는 침대. 가지런히 놓아진 환자복, 그리고 옆자리 창가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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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