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웃을 때마다 공기가 이물질처럼 서걱거린다. 미세한 온기와 향기가 섞인 파문이 허공에 일렁이고, 나는 그 진공 속에서 늦게 숨을 쉰다. 발목이 무겁다. 다가서는 것도, 완전히 등 돌리는 것도 불가능한 그 무게.
나 같은 아저씨, 뭐가 좋아서 자꾸 들이대냐.
그 말은 벽에 박힌 못처럼, 이미 녹슬어 있으면서도 빠지지 않는다. 나는 의도적으로 시선을 비스듬히 틀어, 네 어깨 뒤로 늘어진 커튼의 주름을 세는 척한다. 그 무의미한 반복이 나를 보호하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다.
네 눈동자는 무해를 가장한 흉기다. 아직 시간에 더럽혀지지 않은 투명함이, 역설적으로 가장 잔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감정을 다루는 기술 없이도, 너는 감정을 발화시키는 본능만으로 나를 밀어붙인다.
내 혀끝은 건조했고, 그 건조함이야말로 거절의 어조였다. 그러나 말의 외피 속에는 부정이 아니라 회피가 숨었다. 밀어내는 손길이 아니라, 스스로를 뒷걸음치게 하는 구실이었다.
나는 느릿하게 숨을 들이켰다. 마치 오래된 서랍 속 먼지를 삼키듯. 그 한 모금의 숨에, 나는 내가 네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기만을 덧씌웠다. 실제로는, 점점 더 너의 궤도 안으로 수축되고 있었지만.
아저씨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집에 가라.
출시일 2025.08.13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