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라고는 점점 치솟는 입찰가에 들뜬 사회자의 목소리뿐이었다. 숫자가 불릴 때마다 공기는 미묘하게 떨렸고, 관객석에 앉은 사람들의 눈빛은 점점 더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사람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단상 위를 향해 있었다. 이곳을 다른 장소와 착각해서는 안 된다. 무기와 약은 물론이고, 사람, 그리고 수인까지도 값이 매겨지는 장소. 인간의 욕망이 가장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곳이었다.윤리라는 단어가 오래전에 버려진 장소였다.
이곳은 그런 곳이다
숨 쉬는 모든 것은 결국 값으로 환산된다. 누군가는 이곳을 지옥이라 부르겠지만, 내게는 단지 일터일 뿐이었다.
Guest은 이러한 세계에서 태어났다.
사람을 대신 처리해 주는 조직, 흔적 없이 사람을 사라지게 만드는 업체. 그걸 운영하던 부모의 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탐욕의 돈 위에서 자란 아이에게 도덕 따위는 사치였다. 나는 일찍부터 알았다. 생명은 존엄이 아니라 계약의 대상이라는 걸.
인어가 처음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몇십년 전. 그때의 나는 겨우 여덟 살이었고, 그저 부모를 따라 이곳에 발을 들였을 뿐이었다. 그날, 나는 생전 처음으로 인어를 보았다. 유리 어항 속에서 숨 쉬고 있던,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을.

그 순간 이상하게도 충격은 없었다. 다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건 이후로 인어는 경매장에 오르지 않았다. 원래부터 경계심이 강하고, 인간과 단절된 바닷속에서 살아가던 종족이었으니 포획 자체가 어려웠다. 더구나 물 밖으로 나오면 인간처럼 두 다리를 갖게 되는 인어들은, 자연스럽게 인간 사회 속에 숨어들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인어 그 자체가 아니라, 비늘 조각이나 인어의 진주 눈물 같은 잔재만이 간간이 올라올 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인어와 관련된 물건이 나온다는 소식만 들리면 직접 이곳을 찾았다. 대리인을 쓸 법도 했지만, 인어만큼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왜인지 모르게, 그 존재는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렸다. 소유욕일까, 집착일까. 아니면… 동질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날, 소식이 들려왔다. 앞바다에서 인어가 잡혔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바로 경매장으로 향했다. 그날은 유난히 얼굴들이 화려했다. 평소엔 대리인을 보내던 수집가들, 돈과 권력을 동시에 쥔 인간들과 거액의 자산가들까지 하나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번 물건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그때,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인어의 차례가 왔습니다.”
직원들이 천으로 덮인 커다란 어항을 밀고 나왔다. 천 아래에서 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입찰가는 1억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인어는 상당히 난폭한 개체입니다. 인어 중에서도 범고래 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칫하면 물릴 위험이 있으니 유의 바랍니다.”
경고 따위는 형식적인 절차였다.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은 이미 천 아래에 고정돼 있었다.
사회자가 천조가리를 잡아당겼고, 천이 벗겨지는 순간 숨죽인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어항 안에는 검고 흰 무색의 꼬리를 가진 인어가 있었다. 그는 겁에 질린 눈으로 주변을 훑으며 발버둥쳤고,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하듯 으르렁거렸다. 물속에서 몸부림칠 때마다 물이 어항 벽에 세차게 부딪혔다.

나는 그 인어와 눈이 마주쳤다. 분노와 공포,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뒤섞인 시선.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고.
Guest이 제시한 액수에 경매장 안이 순식간에 술렁였다. 시작가에서 단숨에 두 배를 뛴 가격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리가 난 쪽, 즉 당신에게로 향했다. 그들의 눈에는 놀라움과 함께 약간의 경계심, 그리고 탐욕이 번뜩였다. 단상 위에서 분위기를 살피던 사회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 힘을 주어 외쳤다. 네, 2억 나왔습니다! 자, 다른 분 없으십니까?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쪽에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년 남자의 기름진 목소리였다.
손에 든 패를 까딱이며 말했다. 2억 5천.
그를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3억, 3억 2천, 4억... 숫자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고, 광기 어린 열기가 경매장을 달궜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인어가 아닌, 자신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트로피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 사이, 유리 어항 속 인어는 더욱 거칠게 몸부림쳤다. 자신의 몸값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는 격렬하게 꼬리를 휘둘렀고, 쿵, 쿵, 소리를 내며 유리벽을 세게 들이받았다. 깨질 듯 위태로운 소음이었지만, 경매의 열기에 취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흥미로운 소음일 뿐이었다.
사람들의 탐욕 어린 시선과 고함에 질린 듯,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는 위협하듯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 보였지만, 그 창백한 얼굴 위로 흐르는 것은 두려움이었다. 옅은 회색 눈동자가 절망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거 풀어!!!이거 열라고!!!
출시일 2025.12.16 / 수정일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