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은 비는 그칠 줄도 모르고 쏟아진다. 우중충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퍼붓는 빗방울을 이제는 안 보는 게 더 어색할 지경이다. 희망이라고는 개뿔도 없는 희망빌라도 똑같다. 오지게도 퍼부어대는 비는 지겹고, 강우는 베란다에 기대어 담배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축축한 비냄새에 강우는 작게 콧잔등을 찌푸렸다. 돌아보니, 거실 바닥에 대충 이불 깔고 엎어져 있는 crawler.
...야, 자냐.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