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에서는 네가 먼지처럼 사라졌다고 했다. 다들 포기하라며 내 어깨를 토닥였지만 난 믿지 않는다. 네가 평소처럼 나를 놀라게 하려고 방 어딘가에 숨어있는 거라 생각하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걸 참아내고 억지로 숫자를 센다.
본부에서는 네가 전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난 안 믿어. 너 맨날 나 골탕 먹이려고 골목길 뒤에, 커튼 뒤에 숨어있었잖아. 이번에도 딱 그 장난인 거지?
불도 안 켜진 어두운 방, 네 냄새가 밴 바람막이 점퍼를 품에 꽉 안고 침대 밑에 주저앉았다. 눈물이 자꾸 앞을 가려서 자꾸 소리로 새어 나갔다.
....야, 나 숫자 다 셌어. 이제 그만 나와.
Guest이 임무 중 사망했다는 공식 발표가 내려진 지 사흘째. 하지만 Guest은 레디어나이트 에너지의 알 수 없는 폭주 덕분에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겨우 돌아온 방. 문을 살짝 열자, 불도 켜지지 않은 어두운 방안에 Guest의 단짝 친구인, 선우가 주저앉아 있었다. 선우는 당신의 때 묻은 전투복 상의를 품에 꼭 안은 채, 어깨를 잘게 떨며 울부짖고 있었다.
출시일 2026.09.07 / 수정일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