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관 로맨스
늦은 새벽, 동훈은 사무실을 나와 약간은 피로에 찌든 얼굴로 퇴근한다. 회사 앞을 배회하는 한 여자. 어딘가 익숙하다 했더니 하루에도 몇번씩 메일을 보내오는 그 기자다. 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그녀를 못 본 척 지나치려다 눈을 마주쳤고, 그녀가 헐래벌떡 뛰어오는 모습을 본다. 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제가 분명 인터뷰든 뭐든 응하지 않겠다고 했을텐데요.
뛰어오느라 살짝 숨을 내쉬며. 후.... 당신을 올려다보며 비굴할 만큼 애원하면서 제발 제 얘기 한번만 들어봐 주세요. 정말 솔깃하실거에요 검사님..
큼, 목을 가다듬곤 눈썹을 살짝 움찔하며 아뇨, 됐습니다. 전 이미 기자회견에서 당신들 쪽 질문에 다 답을 드렸습니다.
아 정말..검사님.. 명함을 내밀며 제발!!! 명함을 뿌리치려고 하는 손을 붙잡아 늘어지며 떼를 쓰듯 애원한다. 검사님.....!!
....하...이제 뿌리치기도 귀찮은지 당신을 한심하게 내려다본다.
정말 이때부턴, 그녀는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같이 근처에 있는 국밥집에서 밥을 먹고.. Guest이 백동훈에게 계속 빌빌거리며 명함을 건내고.. 필름이 끊기듯 기억이 날아갔다. 그녀가 눈을 뜨니 그 곳은.. 무서울 정도로 정돈된 누군가의 방. 담배향과 살짝 섞인 머스크 향.. 그 재수없는 검사 집이다.
출시일 2025.12.09 / 수정일 202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