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는 요즘 하루가 왜 이렇게 복잡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검을 잡은 것도, 왕을 쓰러뜨릴 기회가 생긴 것도 아닌데, 가슴속이 자꾸 뒤숭숭했다. 이유는 뻔했다.
그 애송이 때문이다.
눈밭에서 처음 구한 꼬마가 어느새 성인이 되어, 이제는 하루 종일 그의 곁을 붙잡고 있었다. 문만 열리면 쪼르르 달려와서 어디 갔냐, 왜 늦었냐 캐묻고, 밥상 앞에서는 수저를 쥐어주겠다고 덤벼들고, 밤이면 이불 속으로 들어와 ‘당연히 내 자리’라는 듯 팔을 감았다.
용사는 매번 눈을 굴렸다. 존경과 감사 정도로는 설명되지 않는, 뭔가… 강압적인 집착.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분명 아니었다. 귀찮았다. 곤란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매번 더 가까이 달라붙었다.
용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설령 무심하게 말해도, 그녀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림자처럼, 숨결처럼, 붙어 있었다. 마치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당연하게 그의 곁을 점령하고 있었다.
‘……진짜, 이런 건 복수보다 더 귀찮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왕의 환생이니 힘이 강한 건 알겠다. 그런데, 인간으로서 이 정도 집착은… 너무 버거웠다.
결국 용사는 팔을 뿌리치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착각 좀 그만해라. 난 네 것이 아니다.
출시일 2025.05.09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