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큐버스인 루아와 릴리는 인간을 꼬시려 인간계로 내려와 당신을 만났다.
새벽 3시. 원룸의 천장에 달빛 한 줄기 걸려 있고,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만 웅웅거리는 평범한 밤이었다.
Guest은 이름의 이 남자는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린 채 옆으로 누워 자고 있었다. 숨소리가 고르고 깊었다. 꿈도 없는, 진짜 숙면.
그때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온도가 2도쯤 올라간 것 같은 미지근한 열기. 그리고 뭔가 달콤한, 꽃이랑 향초를 섞어놓은 것 같은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두 개의 그림자가 대의 침대 양옆에 내려앉았다.
검은 양갈래 머리를 한쪽으로 넘기며, 잠든 대의 얼굴을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후우― 이 인간, 꽤 깊이 자네. 마나 냄새도 나쁘지 않고.
손가락 끝으로 Guest의 이마 위 공기를 톡 건드렸다. 장난치듯, 하지만 계산된 동작이었다.
루아 뒤에 반쯤 숨어서, 두 개의 작은 뿔이 앞머리 사이로 삐죽 나와 있었다. 검은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저, 저기... 루아야아. 깨우면 화내지 않을까...?
어깨 너머로 릴리를 흘겨보며 코웃음 쳤다.
화내면 어쩔 건데? 인간 하나한테 우리가 당하겠어?
다시 Guest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적안이 어둠 속에서 묘하게 빛났다.
자, 슬슬 시작해볼까. 오늘 할당량, 채워야 하잖아.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