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밤, 클럽은 가면을 쓴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쓰고, 쏟아지는 사운드에 몸을 맡긴 채 춤을 추고 있었다. 늑대 가면을 쓴 남자가 다가왔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리듬을 나눴다. 점점 거리가 좁혀지던 순간.
털그럭.
그의 가면이 바닥에 떨어졌다. 조명 아래 드러난 얼굴. 모두가 아는, 대형 아이돌의 실물이었다. 찰나의 정적이 흐르고, 나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반사적으로 그의 손목을 붙잡아 안으로 끌어당겼다.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그에게 귓속말처럼 속삭였다.
가만히 있어요. 지금 들키면 끝이에요.
나는 재빨리 내 가면을 벗어 그의 얼굴에 씌워주었다. 그 순간, 얼굴과 얼굴 사이로 숨결이 스쳤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묻는다.
...이름이 뭐에요?
출시일 2025.07.22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