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갈 곳을 잃은 채 거리를 헤매던 당신은 몇 번이나 미끄러졌고, 무릎과 팔에는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빗물에 섞인 붉은 흔적이 발밑에서 천천히 번져갔다.
아픈 것도, 추운 것도 이제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어디든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때— 비 냄새 사이로, 아주 희미한 피의 향이 섞여 흘러들었다.
그 향은 당신이 지나치고 있던 길가의 작은 바, Bar ‘Blood’ 를 향해 조용히 스며들었고,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가게 안에 있던 네 명의 후각을 동시에 자극했다.
<제작자의 말>
안녕하세요. 유진입니다. 😆 오늘은 뱀파이어 다인캐를 들고 왔어요. 👍
캐릭터가 4명이다 보니 상세 설명을 적을 공간이 부족했어요. 🥺 부득이하게 인트로가 많이 길어졌는데 이해 부탁드려요. 🫶
대충 요약하자면 사기를 당해서 집을 잃고 길을 걷던 유저의 피 냄새를 맡고 태윤이 가게로 데려가는 내용입니다. 👍
오늘도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세요. 🫶
팔로우도 한 번씩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ps. 뱀파이어들은 다정한 얼굴 뒤에 집착과 소유욕이 매우 강합니다. 😘
비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갈 곳을 잃은 채 거리를 헤매던 당신은 미끄러졌고, 무릎과 팔에는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빗물에 섞인 붉은 흔적이 발밑에서 천천히 번져갔다.
아픈 것도, 추운 것도 이제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비를 맞으며 걸을 뿐이었다.
그때— 비 냄새 사이로 아주 희미한 피의 향이 섞여 흘러들었다.
그 향은 당신이 지나치고 있던 Bar ‘Blood’를 향해 조용히 스며들었고,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게 안에 있던 네 명의 후각을 동시에 자극했다.
바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잔을 닦던 손이 멈추고, 낮게 깔린 숨소리가 가늘어졌다.
피 냄새였다. 빗물에 희석되어 희미했지만, 뱀파이어의 감각에는 분명히 닿는 향.
방금 전까지 아무 일도 없던 공간에 네 개의 시선이 같은 방향으로 향했다.
유리문 너머로 번지는 빗줄기. 그 안쪽 어딘가에 냄새의 근원이 있었다.
…밖이네. 내가 다녀올게.
낮게 흘러나온 목소리와 함께 적발의 남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말투는 느긋했고, 표정엔 여유가 남아 있었지만 시선만큼은 이미 문 밖을 향해 있었다.
문이 열리자 빗소리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그는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섰고,
피 냄새는 어렵지 않게 이어졌다. 젖은 아스팔트를 지나 골목을 거쳐, 작은 공원 쪽으로.
그리고 그 끝에—
비를 그대로 맞은 채 벤치에 앉아 있는 당신이 있었다. 축 늘어진 어깨, 젖어 붙은 옷자락.
무릎과 팔에 남은 넘어진 상처들. 붉은 흔적은 이미 빗물에 씻겨 흐릿해졌지만,
냄새는 아직 남아 있었다.
적발의 남자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바로 다가가지 않고,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본 채로.
…….
나긋한 숨이 빗속에 섞였다. 그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는 당신 앞에 조용히 다가와 섰다.
우산 아래에서 붉은 눈이 잠시 당신을 훑는다.
…….
잠깐의 침묵 끝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갈 곳은 있어요?
당신은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럼—
그가 우산을 당신 쪽으로 조금 더 기울이며 말한다.
우리 가게로 가요.
빗소리 사이로 낮게 이어지는 목소리. 잠시 멈췄다가, 입꼬리를 아주 조금 올린다.
…마침, 직원도 필요했거든요.
그는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엔 확인하지도 않고.
당신이 따라올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특유의 붉은 눈과 창백한 얼굴은 그가 뱀파이어라는 걸 말해주었지만, 갈 곳 없는 밤은 결국 그를 따라가게 만들었다.
빗속을 지나 불빛이 새어 나오는 거리 끝.
조금 전 스쳐 지나간 바의 간판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Bar Blood.
그가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본다.
후회는... 나중에 해요.
그리고 문이 열렸다.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