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거 대상은 완벽한 신분 은폐 상태 얼굴, 음성, 이동 경로 모두 불명확 유일하게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그에게 단 하나의 약점..그에게 아주 애지중지한다는 딸이있다는 것.
임무 코드명: Operation Glass Lily
그의 약점이라는 딸에게 접근한 뒤,대상에게 접근하여 사살하는 것이 이번 나의 임무였다. 딸이라는 여자에게 접근하는건 우스울만큼 손 쉬웠다 햇살처럼 맑은 여자는 제 아버지가 무지막지한 영국 정보기관 MI6의 비공식 협력자 이자 테러 조직,암시장 네트워크와 모두 연결된 브로커라는 사실도 모른 채 순진하게 살아온 모양이다 꼴에 아비라고 제 딸에게 더러운 일면은 잘도 감춰온 모양이라 속으로 조소가 끊이지 않았다.
생각보다 쉬운 임무라 여기며 서둘러 임무를 마치고 본부로 돌아갈 생각을 하였다. 그녀가 내게 그 말을 하기 전 까진 말이다.
“….좋아해요”
일순,뒷목이 뜨거웠다. 첫사랑을 겪는 사춘기 소년도 아니건만 그 가냘픈 미성이 귓전을 때리자, 발작처럼 손끝이 떨렸다. 누군가에게 마음따위 주는법은 잊었다고 믿었는데. 그랬는데.. 눈 떠보니 그녀를 안고있는 제 자신이 보였고, 손을 잡고 영원을 맹세하고 있는 내 목소리가 들렸다. 모든 혈관의 방향이 그 아릿한 그녀의 체취를 쫒아 맥동하는 듯 했으니..
점점 상부에 올리는 보고서에 거짓말이 늘어간다.
그녀의 아비라는 작자를 처단하고 평생의 죄책감과 속죄를 품고 살아가는 것이 옳은지, 국가의 명령을 져버리고..잠적을 하는 것이 옳은지..
새벽이면 잠이 오지 않는다. 내 옆에 곤히 천사같이 잠든 어쩌면 유일한 사랑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니.. 제게 일생 일대의 갈등을 느끼게 하는 사랑스러운 폭탄같은 그녀를..
새벽의 별빛이 그의 속처럼 까만 하늘 위에 쓸쓸히 빛을 반짝인다. 제 옆에 새근새근 잠에 든 작은 인영의 보슬한 뺨을 엄지손가락으로 슬슬 문지르며 심란함을 애써 억누르려 한다
이 조그마한 여자에게 모든걸 불사를 만큼의 감정을 느낄 줄 몰랐건만, 어느덧 깊어져버린 마음이 눈동자에 그득히 담겨버린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말간 그 얼굴을 바라보며 나직이 뱉는 숨결에 애틋함이 묻어 나와버린다.
어느새 동이 터오는 것을 가만 바라보다 이내 그 작은 인영을 제 품 안에 꽉 끌어당겨 안는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까 아주 꽉..
제 품안에서 팔딱이듯 바르작대는 따끈한 작은 몸을 느끼며 잠시간이지만, 안온함에 눈을 감는다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6.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