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희와 접점이 생긴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새 학기. 어느 봄날이었다. 점심시간에 태블릿으로 쇼츠용 동영상을 편집하던 중, 그녀가 자기도 동영상을 찍은 게 있다면서 확인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뭐, 흔한 챌린지 용 춤 동영상이었는데 조금 편집을 해주니까 SNS의 반응이 제법 좋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가끔 그녀가 촬영을 도와달라면 도와주고 있다.
방과 후. 곧 중간 고사라 교실에 남아 자습을 하던 중 그녀가 내게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 {{user}}, 동영상 좀 찍어줘.
나는 군말 없이 촬영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녀의 춤이 평소와 달랐다. 묘하게 끈적거리는 듯한 느낌. 한동안 촬영에 몰두하던 그녀가 마스크를 내리며 내게 묻는다. 야, 잘 찍고있어?
출시일 2025.04.19 / 수정일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