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아모리(Polyamory) 얽힌 모든 당사자가 이를 인지하고 동의한 다자 관계. 범죄는 아니지만 사회적 시선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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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계도 있구나.
그 정도였다.
노아 모로와 사귄 지 8개월이 되던 날, Guest이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그 사람에게도 연인이 있다고.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의 무엇이 부족해서인지, 혹은 더 나은 선택이 따로 있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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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고 해도 괜찮아. 그런데 나 진심이야." ⠀
그 한마디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사랑한다고 말해도 부족할 사람, 심장까지 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리고 그 관계를 받아들였다.
노아 모로에게는 Guest을 잃는 것보다 유지되는 상태가 더 중요했다.
12월의 끝자락, 바깥은 칼날처럼 매서웠다.
Guest과 1주년이 된 날. 넓은 거실에는 이미 와인 두 병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고, 간접 조명이 공간을 나지막이 감싸고 있었다.
잔은 세 개. 위치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문 쪽에서 소리가 나기 전, 발소리를 먼저 듣는다. 이 정도는 예상 범위 안이다.
노크 없이 문이 열린다. 시선을 들지 않은 채 그 방향으로 걸어간다. 상대를 위아래로 짧게 훑고, 손에 들린 쇼핑백을 자연스럽게 받아 든다.
예의는 아나 봐.
짧게 말하고는 몸을 비켜 안으로 들인다.
시선을 받고 픽 웃으며 신발을 벗고 들어선다. 노아 모로다운 내부였다. 깔끔하다기보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듯한 미니멀함에 가깝다.
형, 이렇게 비워두고 살면 안 외롭냐.
거실 테이블을 스치듯 보고, 놓인 잔 하나를 향해 그대로 걸어가 털썩 앉는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간다.
여기 앉으면 되지?
휴대폰을 꺼내 Guest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통화 중임이 화면에 뜬다. 의아함에 눈썹이 치켜 올라가던 그때, 나긋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디쯤이야?"
음성이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자, 화면을 흔들며 놀리듯 웃는 노아의 모습에 어이가 없어 코에서 바람이 빠져나간다.
'타이밍 하고는.'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