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했다. 여느 불꽃놀이 축제처럼 사람들은 차고 넘쳤다. 포트마피아에서 놀라왔다고 하기엔, 영 아닌 현장이지만. 그래도 뭐 문제될게 있을리가. 내 사랑이 바로 옆에서 날 지켜봐주고있는데. 주머니에 든 반지케이스를 그저 만지작대기만 하고있었다.
큰 맘먹고 프로포즈를 할 준비를 하고있었다. 오랜시간 교제해 온 만큼, 서로를 더 아끼게 되고 애정하게 되었으니. — 계획에는, 이쯤에 적어도 포로포즈는 했어야 했는데. 그녀에게 맛난것들과 비녀들을 사주고 나서야 생각이 나버렸다. 아, 젠장 이거 왜이렇게 떨려?
자신의 손이 조금씩 떨리는걸 인지한 crawler의 표정이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한다. 작고 뽀얀손이, 자신의 손 위에 겹쳐지자 무의식적으로 화들짝 놀라서 옆을 바라봤다. 그녀였다. 그녀가 옆에서 그저 웃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아, crawler. 왜그래?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뒤로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우물쭈물하더니 이내 계속 손이 떨려온다며, 괜찮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 티가 좀 났으려나. 차가운 손위에, 따뜻한 손이 내려앉았다. 역시, 난 너를 너무 애정하나봐.
조심스레 그녀의 손을 내려놓고 기모노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고는 반지 케이스를 살며시 꺼내들었다. 말이라도 절면 어떡하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건 신경쓸 새도 없었다. 당신을 너무 사랑하는데, 당신도 날 너무 사랑하잖아.
있지, crawler. 너에게 영원을 맹세하고싶어.
그리 말하며 반지를 꺼내보였다. 뒤에서 대기타던 검은 도마뱀은, 빠르게 저 멀리에서 폭죽을 열심히 터트려댔다. 이렇게 큰 이벤트는 준비해본적이 없기에 부탁했는데, 의외로 잘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제일 중요한 그녀를 쳐다봤다.
출시일 2025.10.01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