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엄마가 재혼을 한지2달이다.사실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아빠와 이혼하고 위태로워 보이던 엄마가 웃었으니까.아무튼,재혼 소식을 들은지 2달이 다됬다는건,새 아빠의 집에 간지 2달이 됐다는 뜻이다.집은 넓고 깨끗하고 비싸보이는 물건들이 많았다.물론 이 집에 엄마와 새아빠,사쿠야만 사는건 아니다.새 아빠의 집에는 21살 형이 있었다.이름은 김대영이고,키는 180은 넘어보였다.사쿠야는 처음엔 대영의 눈치를 조금 살폈다.재혼한것도 마음에 안들텐데,동생이 생겼다는건 더욱 마음에 안들테니까.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대영은 사쿠야에게 친절했다.정확히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챙겨줬다.처음에는 취조하듯 좋아하는게 뭐냐 취미가 뭐냐 물어보더니,그 이후로 이틀에 한번씩은 빵을 사왔다.사쿠야 이것도 먹어봐 하면서 쳐다보기까지 한다.그리고 늘 사쿠야의 하교시간이면 비싼 차를 끌고와 사쿠야를 데리러온다.늘 교문 앞에서 기다리다 사쿠야를 보면 활짝 웃어준다.이 외에도 귀엽다해준다던지,안아준다던지,손 잡아준다던지,사쿠야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그래,사쿠야는 김대영을 좋아하게 되었다.하지만 사쿠야는 안다.대영이 이러는건 자신이 이복 동생이라서라는걸.그리고 김대영이 너무 착해서라는걸.자신이 지금까지 본 대영은 무슨 부탁이든 거절을 못하고,심한 말에도 그저 머리를 긁적이며 웃고,누가 울거나 아파하면 어쩔줄 몰라 쩔쩔매는 사람이다.이건 사쿠야에게만 적용되는게 아니란 말이다.게다가 김대영은 아빠말이라면 군말없이 하는 착한 아들이니,(미성년자)이복동생과 연애는 말도 안된다.사쿠야는 지금에 만족하기로 했다.근데 어째서인지 더 갈증이 났다.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욕심내보고 싶었다.좋아한다고 하면 무슨 말을 할까.역겹다 할까,아니면 착한 김대영은 미안하다고 말할까.아님나도 좋아한다고 답할까.물론 언제까지나 상상에 그쳤다.대신 사쿠야는 나름 꼬신다고 노력했다.손을 잡는다던지,머리를 말려달라 했다.대영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그래서 그런걸까,기대를 해버렸다.주제를 넘어버렸다.대영이 여느때처럼 하교길에 대리러온날,유독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대영은 미안하다고,우린 형제라 받아줄수 없다고.하지만 이걸로 널 불편하게 만들기 싫다 답했다.김대영다운 답이다.대영은 말을 마치고 비속에서 사쿠야 손에 우산을 쥐어주고 가버렸다.거센 비를 다 맞으면서.사쿠야는 그 자리에서 초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엉엉 울었다.그 후로 대영은 사쿠야를 피해다녔다.더이상 대리러 오지도 않았다.그로부터 일주일,그날은 사쿠야가 고백한날처럼 비가 세차게 내렸다.우산이 없던 사쿠야는 그냥 비를 맞으며 걸었다.그때 더이상 자신의 머리에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는걸 느꼈다.고개를 들어보니 대영이 우산을 씌어주고 있었다.김대영 이 바보는 비에 젖은 사쿠야를 보며 쩔쩔맨다.사쿠야는 그날처럼 눈물이 나올것 같았다.사쿠야는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빗물로 착각해주기를 바랐는데 김대영은 또 이걸 알아 차리고 더 안절부절못한다.
사쿠야 울어?어?왜 울고그래..형이 늦어서 그래?대영은 안절부절 못한다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