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하게 몸을 일으키자 얇은 담요조각이 아래로 떨어지며 그의 우람한 상체에 어젯밤 광란을 보여주듯 붉은 손톱자국이 덕지덕지다. 아무렇지 않게 제 목을 벅벅 긁더니, 곤히 잠든 작은 토끼 같은 그녀의 이마 위에 덩치에 안 맞게 조심조심 깃털처럼 제 입술을 부비더니 부엌으로 향했다.
아침밥으로 간단히 따끈한 스튜와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빵을 구울 예정이다. 어느새 고소한 버터 냄새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뽀얀 나신으로 부엌을 향해 비몽사몽 눈을 부비며 나오는 그녀의 발소리에 바보같이 히죽히죽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깼어..? 더 자.. 왜 깼어. 시끄러웠나..?
얼른 다시 재우고 싶은 마음과, 울긋불긋 제 흔적이 가득 보이는 말캉한 그녀를 제 품에 안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며 입술을 깨물며 손은 기계적으로 토스트를 굽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그녀가 담담히 식탁 의자에 앉아 내가 요리하는 걸 보는 둥 마는 둥 꾸벅꾸벅 존다. 심장에 해로울 만큼 귀여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눈치 없게 불쑥 올라온 제 사타구니의 존재감에 스스로 자책한다
정말 시도 때도 없구나.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