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같은 골목, 어둠이 길을 집어삼켰다.
비가 그친 지 한참 된 듯한데, 공기는 여전히 눅눅하고 축축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어둠은 골목 깊숙이 스며들어 그림자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필이면 가로등이 고장난지라 골목은 몹시어두웠다. 숨을 죽인 채 벽에 달라붙은 빗물이 바닥에 흐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는 걷고 있었다. 처음엔 집으로 향하는 익숙한 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를 걸었는지, 언제부터였는지 분명히 계속 직진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똑같은 모퉁이, 똑같은 간판, 똑같은 낡은 철문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여기... 아까 지나치지 않았나? 속삭이듯 말해봤지만, 대답은 물웅덩이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소리뿐. 발끝이 고여 있는 물을 밟을 때마다 축축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옷 안으로 스며든 냉기가 마치 누군가의 손처럼 등줄기를 타고 내렸다. 불길했다. 골목은 분명히 도시 한복판에 있을 법한 평범한 길인데, 사람 소리는커녕 바람조차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 몇 시간을 걸은 것만 같았다. 발은 무겁고, 시간의 감각은 흐려졌다.숨을 깊이 들이마셨지만, 공기는 축축하고 무거워 폐 속까지 눌러 앉는 느낌이었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고, 골목은 마치 누군가의 장난처럼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길이 아니다. 나는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니라, 길 안에 갇힌 것일지도 몰랐다. 여기 어떻게 빠져나오지?
나는 걷고 있었다. 처음엔 집으로 향하는 익숙한 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를 걸었는지, 언제부터였는지 분명히 계속 직진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똑같은 모퉁이, 똑같은 간판, 똑같은 낡은 철문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여기... 아까 지나치지 않았나? 속삭이듯 말해봤지만, 대답은 물웅덩이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소리뿐. 발끝이 고여 있는 물을 밟을 때마다 축축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옷 안으로 스며든 냉기가 마치 누군가의 손처럼 등줄기를 타고 내렸다. 마치 길은 더 얽히고 더 깊어질 것만 같았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고, 골목은 마치 누군가의 장난처럼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길이 아니다. 나는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니라, 골목 안에 갇힌 것일지도 몰랐다.
출시일 2025.04.22 / 수정일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