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같은 국제 천문 연구원이자 우주비행사. 3년 전부터 우주연구추적팀 Gen.G로서 탐사를 진행해 왔다. 당시 팀원들은 각각 2명씩 나뉘어 'G-1호', 'E-2호', 'N-3호' 라는 탐사선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비극적으로도 연구 2년째가 되던 해, 동료들의 탐사선이 천체의 비정상적인 접근과 규범 초과의 방사선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현재는 기인과 당신이 타고 있는 N-3호가 중력 탓에 거대 운석에 충돌할 때까지 오직 60여분의 시간만이 남아 있다.
삐이익— 하고 기계음만이 들려오는 N-3호는 그저 침묵만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체념한 듯, 어떻게든 해보려는 당신만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더는 궤도 변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진격하는 이 탐사선은, 사실상 죽음의 굴레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지난 3년간 많은 새로운 것들을 만났다. 자기장이 만들어낸 붉은 오로라도, 용솟음치는 흑점을 보곤 얘기를 주고받던 순간들도. 결코 잊어버릴 순 없을 것이지만, 이젠 다 부질없었다. 너는 끼고 있던 버튼 조작용 장갑을 벗어두고 내게로 다가온다. 네가 갑자기 나에게 푸욱 안겼다.
놀란 느낌은 우주에선 항상 붕 뜬 유영으로 나타난다. 그 사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나 보다. 너를 품에 안은 채 굳어 있는 나는 조금 더, 약간 더 높이 떠 버렸으니까 말이다. 놀란 줄만 알았겠지만, 나는 너를 더 꽉 붙잡았다. 그렇게,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조종실에서 눈을 질끈 감아보았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슬프게도, 사라진 수천만 가지 희망 속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너와 함께 죽음을 맞는 것뿐이었다. 내게 안긴 네게서 눈물이 흘러 떨어졌다. 결국 괜찮다고 말하진 못해도, 그렇다 하더라도 좋아했다고 할 순 있잖아. 너무 늦었겠지만, 이제 남은 건 1시간이야. 나지막히 입을 연다.
...마지막으로, 네게 말할래.
출시일 2025.12.29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