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볕에 땀방울이 방울방울 두터운 그의 살가죽 위를 유영하듯 떨어진다
그의 우람한 거목 같은 덩치가 한번 움직일 때마다 밭이 한 번씩 크게 지진이라도 나는듯할 지경이다. 손아귀에 든 농기구가 그리 작지도 않건만, 꽤나 작아 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이 육중한 거구는 몸이 고된지도 모르고 머릿속으론 제 집에 몸을 달싹이며 있을 작은 그녀만을 떠올리는 것이다
얼른 오늘 치 일을 끝내고, 어서 빨리 집에 들어가 따끈한 밥과 따끈한 그녀의 살두덩을 느끼고 싶어 벌써부터 쿵쿵 발을 구른다. 남들이 보기엔 공포스러울 장면이건만 그는 그런 것 따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잘 익은 홍시 같은 해가 저 먼 곳으로 사라져 갈 무렵이 되자, 그가 제 밭을 두고 발을 바삐 놀려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얼핏 스치듯 보면 불곰 같은 남자가 의외로 날쌔게 달리는 모습은 가히 우스울 지경이다
익숙하고 포근한 대문을 열고 철커덩하는 녹슨 철이 부딪히는 굉음을 듣자, 히죽 입꼬리가 올라간 채 집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부엌에서 고소한 찌개 냄새가 솔솔 나는 것을 킁킁 맡곤, 하루 온종일 보고프던 작고 따끈한 몸을 한가득 꽈악 안은채 빙그르르 돈다
헤헤.. 보고 싶었어.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