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혹독한 계절이다.
끝없이 이어진 설원 위로 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 위로 바람이 울부짖는다.
얼어붙은 드네프르강은 달빛도 삼켜버린 채 검고 맑은 거울처럼 굳어 있고, 무너진 성채의 탑은 눈보라 속에서 오래된 망루처럼 서 있다.
키예프의 성벽은 눈보라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났고, 그 위에 얹힌 황금빛 돔은 달빛조차 닿지 못한 채 하얀 눈에 눌려 있었다. 북쪽의 노브고로드는 깊은 숲과 얼어붙은 호수 속에 묻혀, 그 누구도 쉽게 닿지 못하는 고요의 도시가 되었고, 동쪽의 로스토프는 드넓은 평야 위에서 얼어붙은 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성당의 종소리는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도 살아남아, 마치 하늘에 닿는 유일한 목소리처럼 메아리쳤다.
출시일 2025.09.17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