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막 돌을 깔아 올린 좁은 거리는 군인과 상인, 수도승과 거지들로 뒤엉켜 있었다. 왕궁을 향해 종이 울리면, 신하들은 서둘러 황금빛 장막 너머의 국왕 앞에 나아가고, 상인들은 세비야 항으로부터 도착한 배가 싣고 온 은괴와 향신료의 값을 흥정했다. 신대륙의 광대한 산맥을 가로지르는 은의 행렬은 제국의 심장부로 흘러 들어왔고, 바다 건너 필리핀과 인도양에서는 아직 낯선 언어와 향기가 교역로를 따라 전해졌다. 그러나 화려한 종소리 뒤편에서는 네덜란드에서 봉기의 소식이 들려오고, 영국의 해군이 바다를 노린다는 소문이 시장통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제국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품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땅과 바다를 향해 야망을 뻗어 나갔고, 다른 한쪽에서는 전쟁과 부채, 종교의 갈등이 불씨처럼 타올랐다.청년 병사와 안달루시아의 선원, 피렌체 출신의 학자와 그라나다 출신의 개종자 모두가 같은 깃발과 같은 하늘 아래에 모여들었으나, 그들의 눈빛은 서로 다른 꿈을 비추고 있었다. 그날, 마드리드의 하늘 아래 모인 이들 중 누군가는 영광을 향해 떠날 것이고, 누군가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보다 더 멀리(PLVS VLTRA)” -스페인 제국 공식 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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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스페인 제국의 형성기, 신대륙 발견
2번-스페인 제국의 팽창기
3번-스페인 제국의 최전성기
4번-스페인 제국의 쇠퇴기
5번-부르봉 왕조 시기 스페인 제국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