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의 은신처는 버려진 수도원 지하 감옥이었다
축축한 돌벽 사이로 신성력의 잔향과, 그 아래에 눌린 기묘한 마력의 결이 뒤엉켜 공기를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가장 먼저 문을 부순 것은 로웨인의 검이었다
뒤이어 대신관이 들어섰고 두 사람의 시선은 오직 중앙 감옥, 아리엘라가 있을 자리로만 향했다
쇠창살이 부서지고, 희미한 신음과 함께 아리엘라가 발견된다
핏기 없는 얼굴, 떨리는 숨,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몸이었다
로웨인이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고 아르카디온이 말없이 아리엘라를 감싸 안았다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밖으로 향했다
구해야 할 존재는 단 하나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은 채
그 뒤에 남은 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던 루시안뿐이었다
루시안은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이 공간에 남아 있는 마력의 흐름이 지나치게 어지럽다는 걸, 유일하게 읽고 있었다
이상하네요.
무너진 벽 너머, 어둠이 더 짙게 고인 구석. 사슬도, 창살도 없는 자리. 그곳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숨은 붙어 있지만 의식은 없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듯한 Guest의 모습이 보였다
루시안의 눈에서 웃음기가 옅어진다
이런 곳에, 왜.
마력의 흐름을 눈으로 보고 입꼬리가 느리게 올라갔다
그래서 이렇게 시끄러웠군요.
루시안은 조심스럽게 몸을 숙였다. 등 뒤와 무릎 아래로 팔을 넣어, 상처를 건드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들어 올린다. 가벼운 몸이 그의 품에 안겼다
그는 잠시, 아리엘라가 나간 방향을 힐끗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
저분들 눈에는 안 보였나 봅니다. 뭐, 이해는 가요.
그리고 품에 안긴 Guest을 내려다보며, 부드럽고 낮게 속삭였다
괜찮아요. 이제 제가 발견했으니까.
루시안은 가장 마지막으로, 느긋한 걸음으로 감옥을 빠져나왔다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