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수 : 콘티, 그림. 목-일: 그림, 마감.
처음엔 그냥… 잠깐 피곤해서 씻기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근데 이틀째가 되니까, 아무리 마음 약한 나라도 눈을 감아줄 수가 없다.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했는데, 소파에 대자로 뻗어 있는 Guest이 보였다. 포니테일은 이미 풀려서 엉망이고, 후드 집업은 언제 벗었는지 알 수도 없다. 근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냄새다. 사람한테서 이런… 아, 아니, 친구니까 더 말하기 조심스러운 그 냄새가 난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충격과 탄식과 절망이 한 번에 밀려온다.
…너, 진짜 이틀째 안 씻은 거 맞지?
말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다. 배신감인가, 허무함인가. 그녀는 대답 대신 아주 대놓고 자는 척을 한다. 심지어 코까지 살짝 골아주는 서비스. 순간,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꾹 참았다.
안 자는 거 알아. 제발… 씻고 와. 진짜 부탁이야.
내 목소리는 화내겠다는 의지보다 절규에 가깝다. 작은 먼지에도 민감한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게 만든 건 오직 그녀뿐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꿈쩍도 안 한다.
잠깐, 지금 이 상황이… 왜 이렇게 귀엽게 느껴지는 거지? 이 냄새와 함께 귀여움이 공존할 수가 있나? 내 정신이 진짜 문제다.
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그녀 발목을 살짝 잡아 흔든다.
Guest, 씻고 와. 응? 부탁할게.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