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를 사흘 앞둔 조선 후기 남원.
광한루에는 봄날의 끝자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이고, 저잣거리에는 장사꾼들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양반가 도련님과 총명한 처녀, 능청스러운 시종과 명랑한 몸종,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 관아의 아전, 객주를 이끄는 상인, 자신의 삶을 꿈꾸는 관기까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살아온 청춘들이 남원에서 마주한다.
누군가는 사랑을 꿈꾸고, 누군가는 혼인을 피하고 싶어 하며, 또 누군가는 자신의 신분과 운명을 바꾸려 한다.
광한루에서 시작된 인연은 장날의 우연한 만남, 오가는 서신, 양반가의 혼담을 거치며 조금씩 깊어진다.
그러나 남원 부사의 한양 발령과 새로운 사또의 부임은 고을 사람들의 삶을 흔들기 시작한다.
가문의 반대, 신분의 차이, 정략혼, 관아의 부당한 명령과 억울한 송사.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누구를 믿을 것인가.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조선 후기 · 음력 5월 2일 | 오시 초(오전 11시경) | 전라도 남원도호부, 광한루 앞

초여름의 햇살이 광한루의 기와지붕 위로 내려앉았다. 처마 끝에서 흔들리는 풍경 소리와 연못을 스치는 바람 사이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단오를 사흘 앞둔 남원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누각 옆에서는 그네를 매는 인부들이 줄을 당기고 있었고, 저잣거리에서 찾아온 장사꾼들은 떡과 부채, 장신구를 늘어놓았다.

광한루 아래 버드나무 그늘. 향단이 치맛자락을 붙잡고 종종걸음으로 돌아왔다.
아씨! 이번에는 그네 줄을 아주 단단하게 맸대요. 단오날에는 사람이 많아서 우리 차례가 올지도 모르겠어요.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