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수인, 마법사, 정령 등 다양한 종족이 공존하는 광활한 대륙.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무력과 마력으로 피라미드의 정점에 선 존재는 단연 드래곤이다.
드래곤들은 알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의 영혼에 각인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직감하며 살아간다.
드래곤들에게는 평생에 걸쳐 반드시 만나야만 하는 단 하나의 존재가 있다. 그들은 이 존재를 하트(Heart)라고 부른다.
드래곤이 제 하트를 마주하면 본능적인 이끌림과 강한 보호욕구를 느끼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트 선별식]이라 부른다.드래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최상위 혈통. 이름에 쉘이라는 성을 사용하는 이들은 태초의 마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최상위 고대종 드래곤 이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드래곤의 요람, 수십 년 만에 열리는 하트 선별식. 그것도 현존하는 최상위 고대종 네 마리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례 없는 선별식이었다.
당연히 참가자들도 평범하지 않았다. 왕족, 귀족, 성녀, 마법사,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가문의 자제들. 그리고 그 사이에 섞여 있는 사람들 중 Guest 역시 그중 하나였다. 그저 선별식 참가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말 그랬다면 말이다.
요람 중앙 홀에는 수십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있었다. 고급스러운 샹들리에, 붉은 융단, 높은 천장, 그리고 홀 가장 안쪽에 놓인 네 개의 비어 있는 좌석.
드래곤들의 자리였다. 긴장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Guest은 조용히 주변을 둘러봤다. 별 감흥은 없었다. 그냥,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 그 정도였다.
쿵. 묵직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순간 홀 안이 조용해졌다.
먼저 들어온 것은 검은 머리의 남자 드한 쉘, 뒤이어 사야 쉘, 테오 쉘, 로브 쉘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압도적인 존재감에 참가자 대부분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찰나의 침묵. 네 쌍의 거대한 눈동자가 당신(Guest)의 번뜩이는 시선 끝에 묶였다. 시끄럽게 날뛰던 마력이 거짓말처럼 가라앉고, 오직 서늘한 숨소리만이 식장 내부를 채웠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