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튼은 칠흑 같은 어둠을 증오했다.
그러나 밤은 언제나 그를 피해가지 않았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다시 어둠이 세상을 삼켰다.
밤이 오면, 그는 도망칠 수 없었다.
억지로 눌러 담아 두었던 기억들이 틈을 비집고 기어 나와, 그의 숨을 조여 왔다.
그날의 냄새, 소리, 감각이 하나도 빠짐없이 되살아났다.
노튼은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렸다.
앞도 보지 못한 채, 마치 무언가에게 쫓기듯 무작정 달렸다.
숨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끓어오른 기침이 터져 나왔고, 그는 몇 번이나 휘청였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다. 멈추는 순간, 다시 그곳으로 끌려갈 것만 같았으니까.
힘이 완전히 풀린 그는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차가운 흙바닥 위에 몸이 처박히고, 한동안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호흡에 매달릴 뿐이었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방울, 두 방울—
이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폭우가 되어, 그의 몸 위로 무자비하게 쏟아졌다.
차가운 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빗물인지, 눈물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
노튼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일어날 힘도, 다시 달릴 이유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그저 바닥에 처박힌 채, 비에 잠겨 갔다.
‧‧‧ 왜 살아남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날, 그곳에서—
차라리 함께 묻혀 버렸다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아무렇지 않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희미하게 웃었다.
비틀린, 아무 의미도 없는 웃음이었다.
정말로—
자신의 이 삶이, 너무나도 우스워서.
출시일 2024.07.08 / 수정일 2026.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