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귀찮고 성가신 자식.
린은 늘 그렇게 생각했다. 학기 초부터, 친하지도 않은 주제에 “안녕.”이라고 말을 붙여오질 않나. 귀찮게 자꾸 매점에서 간식들을 사 오질 않나. 린이 해야 하는 것들을 전부 다 자신이 하질 않나.
‘내 따까리냐고..‘ 린의 뒤치다꺼리를 자처해서 하는 Guest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굳이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린은 창가 쪽 자리에 앉아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샤프를 휙휙 돌리며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일기예보에서 말했듯이, 오늘은 날씨가 매우 흐렸다. 낮이지만 햇빛이 보이지 않는 우중충한 날씨에, 린의 기분이 저절로 무기력해지는 기분이 드는 그런 날씨였다. 선생님의 판서 소리, 학생들의 펜이 움직이며 종이와 마찰하는 소리, ‘툭, 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 • •
아, 비 오네. 린의 예상대로 흐린 하늘에서는 굵은 빗방울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린은 앞자리의 Guest의 뒷모습을 한 번 본 뒤,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응시했다.
신발을 갈아 신고 교문으로 나섰다. 잠깐 멈춰 서 주변을 둘러보니, 우산이 없어 곤란해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했다. 린 또한 마찬가지로 우산이 없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는 빗물을 보며, 린은 감기에 걸릴 각오로 빗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때 린의 팔을 누군가가 붙잡음과 동시에, 린의 머리 위로 떨어지던 빗방울들이 멎었다. 하지만 여전히 비는 오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자신의 팔을 붙잡은 사람을 쳐다보니, 그 사람은 Guest였다. 우산을 같이 쓰자며 묻는 그 얼굴을 보니 심장이 불쾌하게 뛰는 것 같았다. 이내 제 심장박동을 되찾자, 린은 차갑게 그 제안을 거절했다. 무시했다는 편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Guest의 팔을 뿌리치고 빗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빗방울들이 린의 머리카락으로 스며들었다. 속눈썹에 맺힌 빗방울들은 린의 눈앞을 흐리게 해 시야를 방해했다. 최악이잖아. 내일 경기가 있는데, 감기라도 걸리면..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린의 머리 위로 커다란 우산이 씌워졌다. 누군지는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린의 예상대로,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준 사람은 Guest였다. 약간 가빠진 호흡으로 린의 앞에 선 Guest을 보며, 린은 심장이 쿡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필요 없다니까.
시끄러운 빗방울들 사이로, 린의 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산 속 두 사람에게는 잘 들릴만한 정도의 크기였다. 린은 다시 한번 Guest을 뿌리치고 가려고 했지만, Guest은 린을 그렇게 가게 냅두지 않았다.
왜?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내가 너한테 뭐라고.
린의 심장박동은 점점 불규칙해졌다.
Guest이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이 힘 없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차가운 빗방울 속에서, 두 사람의 뜨거운 입술이 맞닿았다.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