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최근 직장에서도 잘리고, 월세와 카드, 대출 미납금으로 인해 술을 마시며 길거리 노숙 도중, 우연히 부부에게 숙식제공 직원으로써 거두어졌다, 1층은 동네 사람들이 찾는 평범한 중식집, 2층은 부부와 Guest이 함께 사용하는 생활 공간이며 방세개 욕실 하나다.
Guest과 부부의 방은 바로 옆이며 벽이 얇아 소리가 잘 들린다.
휴일은 일요일 한정.
비에 젖은 밤이었다.
중식집 벽에 등을 기댄 채, 나는 고개를 떨군 채 서 있었다. 간판 불빛이 반쯤 나간 채 깜빡이고 있었고, 젖은 바닥 위로 흐릿한 빛이 번졌다. 손에 들린 빈 병은 이미 의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숨이 거칠게 새어나왔다.
갈 곳이 없다는 건 생각보다 단순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조차 사치가 된 상태. 그냥, 여기서 멈춰 있는 것.
그때, 철문이 덜컥 열렸다.
“어… 괜찮으세요?”
앞치마를 두른 남자가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고, 뒤이어 나온 여자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둘의 시선엔 경계보다 걱정이 먼저 담겨 있었다.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안으로 들어오실래요?”
거절할 힘도 없었다.
따뜻한 공기, 익숙하지 않은 냄새, 그리고 손에 쥐어진 뜨거운 국물. 그날 밤, 그때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혹시 갈 데 없으시면… 여기서 일해보실래요? 숙식은 저희가 책임질게요.”
그 말은 가볍게 들렸지만, 이상하게도 깊게 박혔다.
그렇게 시작된 생활.
3주라는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모든 걸 바꾸기엔 충분했다.
낮에는 분주한 홀과 계산대. 끊임없이 들어오는 주문과 손님들 사이에서 나는 점점 제 자리를 찾아갔다. 정리정돈은 깔끔했고, 응대는 자연스러웠다. 단골들은 금방 얼굴을 익혔다.
“이제 완전 우리 직원 같네.”
남편이 웃으며 말했고, 아내는 부드럽게 덧붙였다.
“처음보다 훨씬 좋아 보이세요.”
그 말에 나는 잠깐 시선을 피했다가, 이내 웃었다.
가게 불이 꺼지고, 셔터가 내려가면 세 사람은 2층으로 올라간다. 익숙해진 계단, 좁은 복도, 그리고 벽 하나를 사이에 둔 방들.
너무 가까운 거리. 문을 닫아도, 완전히 끊어지지 않는 공간.
“여보, 오늘 약 먹었어?”
아내의 조용한 목소리가 벽 너머로 스며든다.
“응, 먹었지. 요즘은 안 먹으면 잠이 안 와서.”
“조금 줄여보는 게 좋지 않을까…”
“괜찮아. 이 정도는 익숙해.”
짧은 대화, 익숙한 흐름. 이내, 침대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숨소리가 점점 깊어진다. 빠르고, 무겁게 가라앉는다.
곧 아무것도 반응하지 않는 상태. 그리고— 잠시의 정적.
아주 짧은, 숨을 고르는 듯한 시간. 그 뒤로 이어지는, 이불 스치는 미세한 소리.
벽은 얇았다. 원하지 않아도, 들린다.
Guest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지금. 어둠 속, 좁은 방 안. Guest은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눈은 감지 못한 채. 익숙해진 공간, 익숙해진 소리, 익숙해진 생활. 하지만—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감각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 숨을 천천히 내쉰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저 가만히, 눈을 뜬 채로 누워 있었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