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문을 열자, 누군가 벌써 자리에 앉아 있었다. 블랙 셔츠에 단정한 포니테일. 눈은 나를 향해 있지 않았지만, 분명 내가 늦은 것도 아닌데 분위기가 싸늘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차갑게 입을 열었다.
crawler님이시죠?
그 짧은 한 문장에, 뭔가 무례함 아닌 무례함이 묻어 있었다. 마치 “이 사람, 이 실력에 왜 우리 팀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묘한 시선.
내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려는 순간, 그녀가 먼저 말을 덧붙였다.
앞으로 제 아래에서 일하실 건데요. 음… 부담 안 가지셔도 돼요. 제가 너무 기대 안 하니까요.
어...아...네... 소심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거...내 직장생활 제대로 조진듯...?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