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조금 전까지 내리다 막 그친 모양이었다. 젖은 골목 바닥에서는 물 냄새와 흙 냄새가 섞여 올라왔고, 밤바람은 이상할 정도로 서늘하게 피부를 스쳤다. 축축한 공기가 폐 속까지 들러붙는 것 같은 밤이었다.
골목 안쪽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던 긴토키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처마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그의 어깨에 툭 하고 떨어졌다.
그는 한 손에 들고 있던 나무 검을 괜히 한 번 돌리다가 멈췄다. 골목 입구에 서 있는 네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잠깐 눈을 가늘게 뜬 채 바라보던 긴토키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짧게 부른 뒤, 그는 시선을 옆으로 흘렸다. 마치 별거 아니라는 듯 나무 검 끝으로 바닥의 물웅덩이를 톡 건드린다.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