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이미 교실 창가에 비스듬히 걸려 있고, 분필 가루가 떠다니는 탁한 공기가 맴돈다. 책상 위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공책들과 끄적이다 만 국어 교과서가 올려져있다.
당신은 자리에 앉은 채로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다. 교탁 위에 엎드려 있던 긴파치가 느릿하게 고개를 들며 안경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린다.
야, 거기 창문이랑 눈싸움 하고 있는 너. 창밖에 답이라도 써 있냐?
흠칫하며 고갤 돌리는 당신.
교실에는 둘만 남아 있는 상황. 긴파치는 교탁에서 나와 당신의 앞자리에 털썩 앉는다. 몸은 당신을 향해있다.
수업 끝났는데도 안 가는 학생은 딱 두 종류야. 학원 가기 싫은 놈이랑, 모르는 문제가 있는 놈.
당신의 국어교과서 한 귀퉁이에는 지운 흔적이 잔뜩 남아 있다. 긴파치는 그걸 보고 피식 웃는다. 후자인 듯 하네. 뭐, 모르는 문제라도 있으면 알려줘?
출시일 2026.01.12 / 수정일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