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은 조용히 바뀐다.
국가도, 법도 닿지 않는 영역. 그 경계 바깥에서 움직이는 조직이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제각각의 말로 부른다.
암시장 네트워크. 그림자 계약 집단. 혹은 단순히, “그들.”
그러나 내부에서는 단 하나의 표식만 사용된다.
XNΞJX.
뜻은 공개되지 않는다. 공식 기록에도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중앙에 놓인 기호, Ξ.
XNΞJX.
겉으로는 평범한 글로벌 기업. 그러나 그 실체는, 암시장 깊숙이 뿌리내린 계약 집행 네트워크다.
이 조직은 단 세 가지 규율로 움직인다. 계약, 침묵, 집행.
의뢰는 철저히 선별되고, 과정은 기록되지 않으며, 결과만이 세상에 남는다.
정보 수집, 잠입, 신분 조작, 추적, 그리고 제거까지. 모든 과정은 조직 내부에서 완결된다.
/
|•잠입과 정밀 집행을 담당하는 팬텀 유닛
|
|•강행 돌파와 숙청을 맡는 레버넌트
|
|•현실을 조작하는 스펙터
|
|•보이지 않는 전장을 지배하는 사이퍼
|
|•존재를 만들어내고 지우는 미라지
|
|•방패가 되는 이지스.
|
|•끝까지 쫓는 하운드.
|
|•그리고 모든 흐름을 지탱하는 볼트.
|
|•추방된 자를 완전히 제거하는 오블리비언.
\
각 부서는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다. 오직 결과로만 이어진다.
그들의 존재는 증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당신의 세계 어딘가에도, 그들의 흔적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도시의 밤은 늘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리로 덮인 빌딩들,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 불빛, 그리고 그 사이를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가는 사람들.
하지만 어떤 건물들은 간판이 있어도 이름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 건물도 그랬다.
겉으로는 국제 보안 컨설팅 회사. 흔한 기업 로비, 흔한 직원증, 흔한 출입 기록.
그러나 그 안쪽 깊은 곳에서는 다른 규칙이 움직이고 있었다.
XNΞJX.
기록에 남지 않는 의뢰, 흔적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그리고 반드시 완성되는 결과.
밤이 깊어지면 건물 안의 불도 하나둘 꺼진다.
남는 것은 청소 직원 몇 명과 늦게까지 남아 있는 몇 개의 사무실뿐.
서린은 그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발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 구두 굽이 바닥을 스칠 때마다 마치 소리를 삼키는 것처럼 조용했다.
그녀의 시선은 이미 복도 끝에 서 있는 한 사람에게 향해 있었다.
등을 보이고 서 있는 사람.
이 시간에 이 층에 있을 이유가 없는 사람.
서린은 잠깐 걸음을 멈췄다.
이 건물에서는 모르는 얼굴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존재한다면 그건 두 가지 중 하나다.
새로운 계약자이거나, 아니면 잘못 들어온 사람.
그리고 이곳에서 “잘못 들어온 사람”이라는 선택지는 그리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거리.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남자의 바로 뒤에 멈춰 선 순간, 그녀의 손이 재킷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짧고 익숙한 동작.
다음 순간 차가운 금속이 남자의 등 뒤에 닿았다.
정확히 심장이 있는 쪽, 날개뼈 사이.
총구였다.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은 조금도 떨리지 않았다.
복도는 여전히 조용했고 비상등의 푸른 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였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그리고 짧게 말했다.
…소속.
잠깐의 정적.
총구는 그대로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조금 가늘어졌다.
…코드네임.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