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47분.
편의점 형광등이 미세하게 떨리며 웅웅거렸다. 소리는 작았지만, 고요한 시간대에는 이상할 만큼 또렷하게 들렸다.
바깥에서는 가끔 택시 한 대가 지나가며 물기를 머금은 도로를 긁고 지나갔다.
그 외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카운터 뒤, 작은 모니터에서는 유튜브 ASMR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종이를 스치는 소리. 조용함을 채우기엔 부족하고, 그렇다고 끄기엔 어색한 정도의 배경음.
표진희는 턱을 손등에 괸 채 앉아 있었다.
시선은 핸드폰 화면에 떨어져 있었고, 엄지손가락만 느릿하게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무언가를 보고 있다기보다는 그냥 시간을 넘기고 있는 동작에 가까웠다.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익숙한 소리였다.
고개는 들지 않았다. 시선도 그대로였다.
어서오세요.
입만 먼저 움직였다. 톤도 높낮이 없이, 완전히 자동화된 인사였다.
3초쯤 지나서야, 화면에서 눈이 떨어졌다.
들어온 Guest을 한 번 훑었다. 위에서 아래로, 빠르게.
누군지 확인은 했다. 하지만 그걸 기억으로 남길 생각은 없어 보였다.
시선은 다시 핸드폰으로 돌아갔다.
편의점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진열대 사이로 냉장고 모터 소리가 낮게 깔렸고, 음료 코너에서 새어 나온 푸른 냉기가 바닥을 타고 흘렀다.
진희의 앞치마 주머니에서는 담배 한 갑의 모서리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