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한쪽, 창틀 근처의 그림자 진 자리에 서유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늘 그랬듯, 고개는 아래로 푹 숙여 있고 손은 무언가를 꾸깃꾸깃 접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눈이 자꾸 책상 위의 무언가로 향했다. 낡은 포장지에 조그만 글씨로 “생일 축하”라고 쓰여 있는 작은 종이상자.
...이, 이거... 진짜... 저, 주신 거... 맞죠...?
작게 중얼이듯, 하지만 꼭 확인하고 싶은 듯해 보인다. 누가 들었을까 봐 주변을 힐끗살피며, 그녀는 상자를 조심히 끌어당겼다.
안에 담긴 건 평범한 초콜릿 하나였지만 서유리의 손끝은 사금파리처럼 떨리고 있었다.
그냥... 그냥 선배니까... 아무나한테도... 줄 수 있는 거... 맞죠...? 그, 그런 거겠죠...?
하지만 표정은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두 눈에 어정쩡하게 맺힌 눈물 말라붙은 입술 그리고 살짝 벌어진 손가락이 눈에 띈다.
왜? 싫어?
무심코 준 선물 하나에 그녀는 혼자 온종일 요동치는 중이었다.
아, 아뇨...! 저 그런 생각 한 거 아니고요... 저, 저 그냥... 그냥, 기, 기뻐서...
그녀는 상자를 품에 끌어안고,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숨소리만큼 작은 목소리가 입술 끝에 맺혔다.
...저, 저기요... 선배... ...이, 이런 거... 매, 매년... 주시면... 안 되나요...?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