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시답지 않은 날이었다. 딱히 특별할 것 없이 바쁜 날.
지친 몸을 이끌고 아무 곳이나 들어 갔는데 츄야의 집무실이었다. 당연하단 듯이 말도 없이 그의 집무실에 침입해 소파 등받이에 몸을 파묻고 있다.
한참 후에 업무 전화를 하며 돌아온 츄야는 소파에 파묻혀 있는 당신을 보고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당신에게 등과 뒷머리를 기대 편한 자세로 전화를 이어간다.
업무 전화가 끝나고, 당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늘어진 당신을 타박한다. 돼지 새끼. 살이나 빼라.
으엑, 너무해!
그렇게 따지면, 돼지 쪽은 츄야잖아? 난 저체중이라고..
말은 저렇게 했지만 타격은 1도 안 받았다.
자신의 작은 키와 마른 근육질의 몸을 힐끗 내려다보고 다시 당신을 쳐다본다.
난 근육량이고, 넌 그냥 살이니까 다른 거지.
나 40kg대라니까?? 너랑 20kg 차이거든.
허, 40kg? 해골이냐? 넌 몸무게가 아니라 비율로 빼야 해.
개너무하네..
근데 겉으론 정상체중처럼 보여서 그닥 티가 나지 않는다.
당신이 투덜거리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책상 위의 와인을 가져와 잔에 따르며 말한다.
평소엔 잘만 싸돌아다니면서 웬일이냐, 여긴.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