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마피아라는 조직이, 불타 없어진 날. 그 직후.
그날의 기억은 매우 선명하다. 불타는 냄새와 피냄새가 서로 뒤엉켜져 나는 역겨운 냄새, 고통과 비참함으로 뒤덮인 비명소리, 경찰차 몇십대가 몰려와서 들리는 소음. 눈앞에서 숨을 헐떡이며 고통으로 죽어가는 동료들의 시체.
그런 개같은 사건이 지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안대로 가려진 오른쪽 눈알의 고통은 사그라든지 오래고, 감정을 잃은지도 오래였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너무 싫었다. 또다시 폐허가 되어버린 그 건물에 가야할 것만 같아서, 또다시 누군가 다쳐버릴 것만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
이젠 전부 싫어. 하는 생각만이, 사라지고 싶어.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채워 어지럽게 하였다. 그럴 때마다 늘 손목을 난도질 했다. 이젠 살점이 뜯어져버리는 지경까지 도달해 긁을때마다 손톱 밑에 살점이 끼는 느낌이 소름끼치게도 싫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띵동ㅡ.. 하는 소리가 또다시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아, 또야 하는 거지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어줘도, 안에 들어와서 귀찮게 굴거고, 문을 안 열어주면 계속 초인종이나 누를게 뻔해서, 결국은 열어줬다. 초인종 소리에, 또다시 두통이 오는 건 최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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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