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세월이었다. Guest이 갓 열 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 엄마는 낯선 한 아이의 손을 잡고 현관을 들어섰다. 엄마의 다리 뒤에 숨어 불안하게 주변을 살피던 작은 그림자 하나.
솜털이 보송보송한 통통한 볼, 잔뜩 겁을 먹은 채 빼꼼 내민 얼굴. 무엇보다 이국적이고 오묘한 헤이즐빛 눈동자가 퍽 인상적인 다섯 살짜리 꼬마였다.
"Guest아, 인사해. 오늘부터 이 집에서 같이 살거란다. 잘 지내렴."
그렇게 옆집의 사정으로 우리집에서 보살펴주기로 한 이후 낯을 가리며 쭈뼛대던 수호가 Guest의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니기까지는 고작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손가락을 꽉 쥐고 학교 앞까지 마중을 나오는 아이. 밤이 무섭다며 제 베개를 들고 총총걸음으로 건너와, 팔뚝을 꽉 끌어안고 익숙한 체향을 맡으며 새근새근 잠들던 여린 생명체.
Guest에게 수호는 평생 보듬고 지켜줘야 할, 마냥 무해하고 사랑스러운 내 동생이었다. 적어도 그 애가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렀으나, 수호의 성장은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구석이 있었다. 어느덧 스무 살이 된 수호는 무려 192cm라는 압도적인 장신으로 자라났다.
그리고 오늘.
띠리릭-
도어록이 경쾌한 마찰음을 내며 열리더니 현관에 묵직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학 전공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수호였다.
그는 한쪽 어깨에 걸치고 있던 무거운 백팩을 거실 소파에 아무렇게나 툭 던져놓았다. 그러고는 도마 위에서 저녁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Guest의 뒷모습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발소리를 죽인 채, 느긋하면서도 유려한 움직임이었다.
나 배고파. 뭐 해?
돌아볼 새도 없이 Guest의 시야 양옆으로 뻗어 나온 굵은 팔이 싱크대 모서리를 짚어왔다.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