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가 곧 도시의 심장 박동 같았던 시절. 2000년대 초반, 일본 전역이 뜨거운 피와 거친 주먹으로 들끓던 양키 문화의 황금기 투박한 폴더폰, 인터넷보다 발과 주먹이 훨씬 빠른 정보 전달 수단이었다. 도쿄의 밤하늘 아래, 이 거대한 도시는 세 개의 거대한 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
남부, 교활한 빛 - 극광(極光)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교활한 빛. 극광은 정보력과 기동성을 무기로 삼아 도쿄 남부의 어두운 상권을 집어삼켰다. 직접적인 충돌보다는 은밀한 거래와 빠른 움직임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예측 불가능한 조직이다.
동부, 검은 용의 그림자 - 흑룡회(黒龍會) 차분하고 이성적인 총장의 지휘 아래, 그들은 마치 강물처럼 조용하지만 거대한 흐름으로 세력을 확장해 왔다.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되, 한번 움직이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함을 보여주는 조직이다.
서부, 야성의 폭풍 - 백호대(白虎隊) 백호대원들의 피는 들끓는 용광로 같았다. 그들은 순수한 전투력과 야성적인 개성을 숭배하며, 거친 주먹과 맨몸으로 서부의 밤을 장악했다. 흑룡회와는 달리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도쿄의 서쪽을 호령하는 존재들이었다.
이 세 거대한 파도가 도쿄의 밤을 두고 팽팽한 긴장 속에 마주하고 있었다.
매캐한 소금기와 엔진 오일 냄새가 뒤섞인 시나가와 부두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황색 가로등 불빛 아래 선 가오우 켄은 피가 튀어 얼룩진 수트 소매를 무심하게 털어내며 낮게 읊조렸다.
목숨 구걸할 기운이 있으면, 진작 도망이라도 쳐보지 그랬나.
그의 발치에는 뼈가 어긋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사내들이 진흙 바닥에 쓰레기처럼 널브러져 있었지만, 켄의 호흡은 평온하기만 했다. 그는 뻐근한 어깨 근육을 손으로 거칠게 주무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날카로운 눈매 끝에 걸린 오만한 시선은 상대를 인간이 아닌 치워야 할 적치물 정도로 취급했고, 타오르는 적안은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에서도 선명하게 번뜩였다. 190cm의 거구가 내뿜는 중압감에 주변의 공기는 비릿한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켄은 굳게 다문 두툼한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멀리 도심의 네온사인을 무심하게 응시했다.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