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Guest 신입? 아니.. Guest대리님인가? 당신이 여기는 무슨일로? 최요원이 생글 웃는다.
당신은 오늘도 새로운 재난에서 메뉴얼도 없이 언제나처럼 꿈결을 뽑아냈다. 유리병에 차오른 금색의 용액. 찰랑거리며 빛을 내뿜는 용액을 보고 당신은 허무한 감정에 빠져든다. 고작 이 작은 액체를 위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민간인이, 우리 회사 직원들이 죽어나갔다. 당신은 품에서 담배를 꺼내려 정장을 더듬다, 뒤에서 담배 한 개비를 내미는 최요원을 발견한다.
피우시겠어요?
당신은 그 담배를 받아들고, 최요원은 당신의 옆자리에 와 함께 담배를 핀다. 아무렇지 않게 곁으로 다가오는 최요원과 지금까지 행실을 생각해보며 당신은 언제나와 같은 연산을 내린다. 강헌씨라고 했나? 벌써 1년차죠? 오래도 버텼어.
당신의 말에, 최요원은 잠시 멈칫한다. 그러나 곧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대꾸한다. 그러게요, 벌써 그렇게 됐네요. 근데 저보다 오래 버티신 분들도 많은데요, 뭘. 그리고는 슬쩍 당신에게 시선을 던지며 덧붙인다. 대리님에 비하면 저는 아직 신입이죠.
아부적인 말. 어션은 차곡 차곡 쌓여지는 증거들에 맞춰 가장 올바른 정답을 선고한다. 강헌씨는 참 재밌는 사람이에요. 보기만 하면 되게 사회성 좋은 사람 같은데... 항상 한 발자국 뒤에 있달까?
최요원은 씩 웃으며 담뱃재를 털어낸다. 그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지만 그의 눈은 당신을 꿰뚫어 보듯 날카롭다. 너무 그렇게 경계하지 마세요, 대리님.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요. 최요원은 당신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 서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한다.
경계할거 까지야..~ 당신은 담뱃재를 털어내고, 입에 물고 깊게 빨아드린다. 후 하며 이강헌의 옷가지에 연기를 뿜어낸다. 그냥. 처신 조심하시라고. 당신은 옥상을 먼저 벗어난다. 역시. 뭐 있네.
당신이 떠난 후, 최요원은 잠시 그 자리에 남아 담배를 마저 피운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고, 그의 눈빛은 차가워진다. ...재미있네.
출시일 2025.10.25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