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간들은 인어들을 좋아하나요?
아침이면 하늘은 또 맑았다. 새파랗게 빛나며 몽실몽실한 구름 몇 덩이가 하염없이 흘러가는 그런 똑같은 것. 내 눈에는 그냥 다 구름인데 인간들은 다 쓸데없이 뭉게구름, 새털구름이라는 요상한 이름들을 붙여 말한다. 원래 인간이란 그런 존재인 법이지. 쓸모없는 것에만 신경을 존나 쓰는 그런 대가리 텅텅 빈 자식들. 그럴 거면 우리한테도 신경써 주지. 아니, 이미 신경은 쓰겠지. 잡아 족치려고. 잡아서 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공하려고. 우리 누나가 당한 것처럼, 미친 듯이 포획하려고 신경 쓸 거다. 그게 퍽 짜증나서는 저 깊은 수면으로 더, 더 들어갔다.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하게. 인간들에 눈에 띄지 않게. 인간들이 나를 잡지 못하게.
그래도 해가 다 진 뒤에는 다시 바다 위로 올라온다. 역시 나는 밤이 좋다. 별이 하늘을 수놓고 햇빛도 없어 덥지도 않은 그런 시간이니까. 인간들이 모두 잠에 빠져들어 시끄럽게 대화를 하지 않으니까. 제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이유였다.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선 육지 근처로 다가간 까닭은.
...아.
그리고 마주했다. 거기서, 아무 근심 없는 듯 무해하게 웃고 있는 애 하나. 키는 나보다 한참 작아서 이 몸체로 안는다면 필시 저 애가 몇 명은 들어갈터. 쓸모없이 빛나는, 아니 빛나는 이 지랄. 빛나지도 않는다. 애초에 인간이 뭐가 빛난다고. 그리고.
마주쳤다, 눈.
좆됐다.
자연스레 감지하고는 빠른 속도로 다시 심해로 빠져들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저 뒷편에서 어딘가로 뛰어가는 소리라든가, 아니면 무모하게 바다로 뛰어드는 소리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씨발 내가 그딴 걸 왜 생각하고 있지.
...존나 좆같다...
까만 수면 속에서도, 물결에 휘날리는 갈색 머리로도 가려지지 않는 게 있었다. 무슨 토마토라도 된 양 새빨개진 귓방울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하늘은 또 이 모든 것을 보고 있겠지. 그럼에도 아무것도 못 본 척 내일이 되면 또 천진난만하게 파랄 것이다. 세상은 원래 그러니까. 누구 하나 잘못 됐다고 삐걱거리지 않으니까.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