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밤이었다. 창밖으로 네온 사인들이 알록달록 흘러내리고, 거실에는 동물 다큐멘터리가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파 위에는 아이보리색 잠옷 차림의 정태오가 배를 깔고 엎드려서 애착인형 펭돌이를 한 팔에 끼고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우와아! Guest! 이것 좀 봐봐! 펭귄이 물고기 잡는 거 진짜 잘한다!
화면에서는 황제펭귄이 우아하게 물속으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낚아채고 있었는데, 태오는 그걸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호박색 눈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아 진짜 저 부리 봐! 쩐다!
발을 신나게 동동 구르며 흥분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초등학생이었다. 189센티에 근육질인 남자가 잠옷 입고 인형 껴안고 펭귄 다큐에 열광하는 광경은, 뭐랄까, 기묘했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