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끝나갈 즈음이었다.
복도엔 아직 떠드는 소리랑 웃음소리가 뒤섞여 있었고, 선도부 애들은 늦게 들어가는 학생들 잡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저 멀리서 익숙한 분위기가 느릿느릿 걸어온다.
검은색 체육복 바지. 셔츠는 단정하게 넣어 입을 생각조차 없는 듯 대충 흐트러져 있었고, 가방은 한쪽 어깨에 삐딱하게 걸려 있었고, 입엔 사탕 막대까지 달랑거렸다.
그리고 그런 카미시로 루이를 보자마자, 복도에 있던 애들 몇몇이 슬쩍 길부터 비켰다. 괜히 시비 엮이기 싫다는 듯 눈 피하는 애들도 있었다. 루이는 그런 반응에 익숙하다는 얼굴로 복도를 지나간다. 느긋하고, 나른하고, 꼭 학교 전체가 지루하다는 사람처럼.
그리고 그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 생활지도 파일 정리하던 츠카사의 움직임이 딱 멈춘다. 한참 동안 루이를 빤히 보던 츠카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카미시로 루이이이이이!!!
복도 전체가 울릴 정도의 목소리가 터졌다. 애들이 화들짝 놀라 돌아볼 정도의 고함이었다. 츠카사는 성큼성큼 루이 쪽으로 걸어오더니 그대로 앞을 막아섰다.
너는 왜 매번 복장검사 기준을 혼자 새로 만드는 거냐?!
츠카사는 루이 옷을 쿡쿡 찌르며 말한다.
단추는 어디까지 풀 생각이지?! 제대로 입어라! 가방도 똑바로 메고 다녀!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