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여자친구 채송이가 보였다. 머리를 묶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칼 사이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맞은편엔 남자가 앉아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얼굴. 둘은 아주 가까이 앉아, 어딘가 즐겁게 얘기 중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잠깐,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다가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하는 걸 느꼈다.
김한나. 내 소꿉친구. 늘 '송이는 착하긴 한데 너무 우유부단하다' 고 웃던 애였다. 그런 애가, 이렇게까지 단정적으로 말하니까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나는 다시 창문을 봤다. 송이가 그 남자의 팔을 살짝 건드리며 뭔가를 설명했다. 그 동작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꽂혔다. 내 안에서 믿음이 흔들렸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선택은 단 한번 뿐이다.
A루트 : 채송이에게 직접 묻는다 B루트 : 김한나에게 진실을 듣는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