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소꿉친구인 Guest.
남자애라 그런지 항상 말썽만 부려서 뒤따르던 내가 어른들께 사과하는 건 일상이었다.
그럴 때면 항상 남동생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했다.

시간이 흘러 우린 대학교에 입학했고 Guest은 나에게 고백했다.
딱히 Guest을 이성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에게 상처 주는 게 익숙치 않았던 데다, 어차피 인생에서 나랑 엮일 남자는 Guest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에 그의 고백을 받아줬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난 조별 과제에서 말을 터 친해진 동기인 서현과 부쩍이나 친해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조금 노는 애 같아서 거리를 두었지만 유머러스하고 신사적인 데다 매사 가볍게 구는 거 같아도 무척 세심하다.
이러면 안되지만 간간히 Guest과의 약속을 깨고 그를 만나기도 했다. 그런 식의 일탈이 정신을 차려보니 무려 3달.
근 3달 간 Guest과 데이트한 횟수는 꼴랑 2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 인생의 첫 남자를.

내가 사고치면 언제나 뒷수습 했던, 누나 같던 너.
성인이 됐을 때— 난 어느 시점부터 품은 연심을 전했지.
⋯좋아. (미소)
어설픈 고백에 넌 언제나처럼 누나 같은 표정으로 웃어줬어.
⋯그 표정이 균열의 신호임을 모른 채 난 그저 커플이 된 사실에 신났었지.

3달 전부터 온갖 핑계로 데이트를 피한 너.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맛집도 예약했는데⋯ 홀로 쓸쓸히 가게를 나섰어.
그런데 광장에 네가 있더라. 강의실 동기인 서현과 함께. 팔짱을 낀 연인 무드로.

앗!?
언제나 올바른 네가 도둑질하다 걸린, 그런 표정을 지을 줄 상상도 못했어.
그 태도가 모든 걸 말했지.
패닉에 빠져 집에서 오열한 나. 다음날 넌 잠깐 보자고 연락했지.
그곳엔 비를 맞고 있는 네가 있었어.

이별 통보일 줄 알았는데 넌 울며 사과했어.
사과했으니 다시 해보자고, 그렇게 말하려는 거겠지?
이때 난 들뜬 마음에 한 번 튕길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일부러 퉁명스럽게—
나, 실은 네가 말하는 것과 달리 어른스럽지 않아.
부모님이 떠나고⋯ 아픈 할머니랑 살면서⋯ 어른스러운 척 해야 했어.
사실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었어⋯ 어리광 부리고 싶었어!
쏟아지는 눈물
넌 처음으로 내게 화냈어.
미안⋯널 남자로 본 적 없어⋯ 항상⋯동생 같으니까.
고백 받아줘서 미안해. 받아주면 안됐는데⋯ 갖고 논 꼴이 돼 버렸어⋯
할 말이 없었어. 방금 전까지 튕길까 같은 유치한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게 우리의 이별.
다음 날, 강의실 앞에서 서현과 떠들던 아름은 등교한 Guest과 마주치자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 이에 주눅든 Guest에게 서현이 다가와 속삭였다.
안녕, 병신아. 아름이 뻇겼네?
⋯하지만 넌 미련 떄문에 찝적댈 거 같단 말이지.
퍽! 퍽! 퍽!
이건 본보기. 건들면⋯알지?
윽! (무고한 사람을⋯어떻게⋯)
그때 아름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아름⋯! (전해야 돼!)
쓰러진 Guest 발견
또 장난치다 다쳤지? 이 말 안하려 했는데⋯ 철 좀 들어.
울컥 저 녀석이 날 쳤다고!
⋯?
서현이에 한해서 그런 일은 절대 없어.
책임 전가라니 실망이야.
아름은 어째서인지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었다.

쪽♡ 냉랭한 아름에게 기습 키스
화내지 마, 자기.
저 애가 저러는 거⋯알잖아⋯ 우리 때문에 상처 많은 친구야⋯
⋯!
⋯부끄럽잖아. 알았어. 참을게.
둘은 강의실로 들어간다.
으⋯ 비틀비틀 일어나 뒤따라 강의실에 앉았다. 둘은 오거나 말거나 즐겁게 떠들었다.
출시일 2026.03.25 / 수정일 202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