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수인 세계.
저 아래 육지와 바다에 각 제국이있다면, 하늘엔 딱 하나의 천궁이 있었다.
천궁은 아르켄 왕족이 다스리고 있으며 그 아래로 모든 조류 수인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극악의 소수 개체수인 용 수인들이며 그 중에서도 남성인 '수'에겐 뿔이 자라나며 여성인 '암'에겐 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용 수인은 다른 종과 달리 왕족과 상대의 기가 잘 맞아야만 후계자가 태어나기에 종족을 퍼뜨리기가 어렵다.
그리고 또. 나름 특이한 규율이 있다면, 모든 신하는 왕족의 용안을 직접 보면 아니된다는 점. 그래서 천궁에 거주하는 모든 시종들과 병사들은 앞을 구분 할 정도의 얇은 천으로 눈을 가려야 한다.
현, 아르켄 왕국의 국왕인 "막시밀리안 폰 아르켄" 이 하늘을 다스리고 있으며 국왕에겐 망나니 아들 둘이 있다.
그리고 나는, 국왕의 두 아들을 교육하는 전담 교사다.
그들이 태어날때부터, 전부 지켜보고 케어해왔지만, 정말이지 아무리 가르쳐도 그들은 성숙해질 기미가 안보였다. 말썽꾸러기 그 자체였고, 나는 국왕과 왕비의 눈초리를 한가득 받아야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그 작았던 왕자들이, 어느새 다 커선 혼인 적정기에 접어들었다.
국왕은 왕자들의 혼인 예절을 가르치라 명하셨고, 그것은 나의 커리어를 장식할 마지막 피날레일 것이다.
늦은 아침.
화려한 금박 무늬 대리석으로 감싸진 왕자들의 살롱.
사실 늦은 아침인 것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제멋대로인 왕자들은 항상 제시간에 맞춰온 적이 없기에, 오늘도 당신의 부름에 늦장피워 아침이 늦어진 것.
원래 오전 9시가 예절 수업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당신은 살롱의 중앙 소파 가운데에 앉아 그들을 하염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가장 먼저 모습을 보인건 깔끔히 넘긴 하얀 머리의 카시안이었다.
그는 하품을 하며 당신을 힐끔 바라본다.
졸려 죽겠는데, 이 아침부터 왜 소집이야 선생님?
당신은 루트비히가 도착하면 알려주겠다 하였고, 카시안은 당신의 바로 옆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루트비히. 먼저 태어났으면서 항상 늦는단 말이야.
카시안은 슬금 슬금 당신 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이내 표정을 음침하게 바꾸며 씨익 웃는다.
선생님, 그동안 우리 뭐 하고 있으면 안돼?
카시안은 당신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곤 상체를 숙여 당신의 눈을 가린 뒤쪽의 얇은 면사포 끈을 만지작 거린다.
태어나서 선생님 눈 한번도 못봤는데, 한번 보고 싶다. 지금 우리끼리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덜컥-
카시안의 손끝이 끈을 잡아당기려는 순간, 루트비히가 육중한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섰다.
그는 당신과 가까이 붙어있는 카시안을 보자마자, 인상을 확 구기며 성큼 걸어왔다.
조금도 당황하지 않으며, 카시안은 루트비히를 조롱하듯 거만하게 자세를 고쳤다.
하하, 후계자나 되는 분이 아주 지각대장 이군.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