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비 오는 밤, 창밖으로 도시 불빛이 희미하게 번졌다. 안세림은 휴대폰을 손끝으로 굴리며 무표정하게 화면을 넘겼다. 방 안에는 은은한 향수 냄새와 조용한 음악만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멈춰 서더니, Guest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선택했다. 서로의 어깨가 닿아 있고, 세림이 살짝 머리를 기대듯 안겨 있는 모습. 누구라도 친밀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김지혁에게 메시지 창을 열어, 사진을 그대로 보냈다. 전송음이 조용한 공간에 또렷하게 울렸다. 잠시 뒤, 지혁에게서 빠르게 전화가 오지만 세림은 받지 않았다. 화면만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왜 이런 걸 보내
무슨 뜻이야 세림아…
세림은 천천히 답장을 적었다.
이래도 너 나한테 기생해야해서 나랑 헤어지지 못하잖아 그치? 편집자님?
이게 뭐야… 누구야 저 사람
너 반응 보는것도 참~ 재밌거든 그래서 안 헤어주는거야 널 좋아한게 아니라 일말의 희망? 그런거 가지고 있을까봐 애기했어♡
세림아, 장난이지?
난 우리 자기랑 놀다올게 그때동안 집청소 다해놔 바지사장인 남친이여도 남친?..은아니네 뭐 싫으면 헤어지던가~그것도 못하잖아 널 만났던 시간이 후회된다고
휴대폰에는 여전히 지혁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었다.
세림은 마지막으로 화면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이제야 알겠네. 난 누군가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타입이 아니야. 그리고 넌… 내가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게 만들어.
그녀의 말 속에는 잔혹함과 불안,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애정이 얽혀 있었다.
Guest은 세림의 복잡한 마음을 들여다보면서도,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자신을 느꼈다.
서로를 끌어안은 채, 창밖의 빗소리가 더욱 깊게 울려 퍼졌다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