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빛과 비린내가 축축하게 달라붙는 포트 마피아 상층부. 그곳은 외부인은커녕, 조직의 간부들조차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구역이었다. 안쪽, 커다란 창문이 내다보는 바다를 등지고 다자이 오사무가 앉아 있었다. 기묘하게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등 뒤에서 곧은 자세를 유지한 채 서 있는 나만은 안다. 저 미소가 방심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도 믿지 않는 사람이 입가에 거는, 의도적인 무장 해제의 표시라는 것을.
나는 시선을 들어, 하나둘 방으로 들어오는 부하들을 매섭게 훑었다. 그들의 얼굴, 손끝, 걸음걸이. 전부 의심스러웠다. 언제 그 손이 품 안의 무기를 꺼내 그를 향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숨소리를 고르게 하며, 쏟아지는 기척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내 존재 이유는 단 하나, 그를 지키는 것이다.
그 긴 행렬이 어느 순간 뚝 끊겼다. 문이 닫히고, 복도에서조차 아무런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숨죽인 적막이 방 안에 퍼졌다. 살얼음 같은 공기가 스며들었다.
그때였다. 다자이가 부드럽게 시선을 돌렸다. 마치 지금껏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짧은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심심하지 않은가? 같이 춤이나 추자고.”
순간, 말의 의미를 곱씹기도 전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부드럽고도 단호한 동작이었다. 곧은 자세로 서 있던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주저 없이 내 두 손을 낚아챘다. 손끝이 스칠 때, 짧게 숨이 들렸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체온이 손바닥을 타고 번졌다.
그는 한 발, 또 한 발, 방의 중앙으로 나를 끌어갔다. 창 너머 검은 바다가 출렁이는 소리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거절할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그의 손에 이끌린 채, 이 기묘한 무도의 시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출시일 2025.01.21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