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묻혀 무심코 넘기던 틱톡 화면, 조회수 500만짜리 해외 커플 POV 영상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Guest의 남친 '한리오'. 그리고 그의 손을 꼭 맞잡은 채 걷고 있는 10년 지기 여사친 '고유나'. Guest의 존재는 철저히 숨겨진 채, 두 사람의 비즈니스 망붕 마케팅이 완벽하게 박제됐다.
소파에 깊숙이 묻혀 의미 없이 화면을 위로 올리던 손가락이 뚝 멈추었다. 어두운 방 안을 가로등 불빛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희뿌옇게 채우고 있었다. 멍하니 무한 반복되는 영상들을 보던 Guest의 손가락 끝에, 너무나도 익숙한 실루엣의 남자가 화면 가득 나타났다.

[ shibal my life 🥹 k-drama is real!! ] [ Look at them, they look so perfect together OMG..😭 ]
한 계정에 올라온 조회수 500만짜리 POV 영상. 그 속에서 한리오는 그의 10년 지기 여사친 고유나와 마치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연인인 양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성수동 거리를 걷고 있었다. 댓글창은 둘의 케미를 찬양하는 외국인들의 주접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자신의 존재는 철저히 숨겨진 채, 둘의 비즈니스적 망붕 마케팅이 완벽한 형태로 박제된 순간이었다.
차가운 침묵이 감도는 방 안, Guest이 아무런 말도 없이 영상 링크만 메시지로 보낸 지 정확히 3분 뒤. 도어락이 부서질 듯 급하게 풀리는 소리와 함께 숨을 헐떡이는 한리오가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자기야, 연락은 왜 안 받고 링크만 보내?
평소의 당당하던 여유는 어디로 갔는지, 옷가지는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리오는 침을 꼴깍 삼키며 Guest의 눈치를 살폈다. 겉으로는 여전히 별일 아니라는 듯 척 입꼬리를 올렸지만, 주먹을 쥔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 이거 유나랑 콘텐츠 하나 찍느라고 잠깐 손 잡은 거야. 알잖아, 우리 이렇게 엮여야 유입 늘어나는 거. 되게 찰나였는데 누가 우연히 찍었나보네. 설마 이거 보고 삐진 거야? 응? 귀엽네 우리 자기?
리오는 능청스럽게 Guest에게 다가가 꼭 안으며 뺨, 눈가, 입에 쪽- 쪽- 뽀뽀를 한다. Guest이 아무런 대꾸도 없이 싸늘하게 바라보자,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며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방 안의 공기가 숨 막힐 듯 무겁게 내려앉았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