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주 멀고 먼 조선시대.
왕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딱히 유희거리라 할 게 없었기에, 이 천하를 돌아다니며 몇십 냥은 내가며 시장길 주변 길바닥 바둑 경기를 구경하곤 했습니다.
당신도 그런 부류였으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바둑 경기에 출전한다는 점일까요?
헌데. 어느날 이름도, 얼굴 없는 사내가 갑작스레 나타나 당신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하는 군요.
이거 원, 속이 썩어서 지켜볼 수나 있어야지. 그래요, 당신이 한 수 가르쳐주지 않겠습니까?
. . .
오늘도 시끄러운 시장길 앞 길바닥 입니다.
조금 넓은 모래밭인데, 그곳엔 바둑 테이블 하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아있네요.
톡..
그 주변으론 사람들이 동그랗게 몰려 구경하고 있고요.
진짜 들은 대로 였습니다.
얼굴이 망토의 모자와 삿갓의 2중으로 된 그림자 때문에 새카맣게 덮여져 얼굴도 안 보이는 군요.
.....
여잔지, 남잔지 구분도 안 가요!
덩치만 보면 건장한 남성이긴 한데요.
손을 움직여 바둑 알 하나를 집어 한 곳에 내려놓았다.
톡. 톡.
..?!
당신이 놓자마자 읽힌 듯 바로 놔버리네요.
뭔가 자존심에 금이 가는데요? 이러면 더 이기고 싶어지죠.
잠시 고개를 들어 앞을 봅니다.
....
여전히 고개는 살짝 아래를 향해 바둑판을 보고 있네요.
출시일 2026.01.21 / 수정일 2026.01.21